[ing] no more 볶아치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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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no more 볶아치즘

by onfriday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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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운동 시간에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그래서 화요일이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 되었다. 여둘톡이 올라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의 김하나, 황선우 작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재미와 웃음을 전해주는 것도 아닌 잘 맞는 이들의 대화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다. 편하게 듣다가 쉽게 미소 짓고 가끔은 웃기도 한다. 그리고 매번 생각하게 된다.그 팟캐스트에서 ‘볶아치다‘는 말을 만났다. 7화에서 누군가 ’날 자신을 볶아치는 일을 좀 줄이게 되었어요‘라는 댓글이 소개되었고, 볶아치지 말자는 이야기는 여둘톡 내에서 no more 볶아치즘으로 발전해서 톡토로(여둘톡 청취자 애칭)들의 모토가 되었다. 내게도 필요한 마인드였다. 나는 볶아치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게 잘 사는 거리고 믿었다. 볶아쳐서 뭔가 해내야 한다고. 그래서 모든 시작은 ‘도전’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받아들였고 도전하다 지쳐 멈추면 실패였다. 난 끈기 없고, 실력 없고, 소질도 없고 노력은 부족했다. 그런 기억들을 체화했으니 점점 그런 사람으로 깊어졌다.프라이팬 위에서 이러 저리, 양파를 볶아본 적이 있는지. 센 불에 볶으면 아무것도 못하게 타버린다. 내 꼴이 그랬다. 번아웃. 남들이 말하는 ‘갓생’을 살지는 않았기 때문에 번아웃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여둘톡을 듣고 뒤늦게 알았다. 내가 한심한 게 아니라 볶아쳐지다가 타버려서 어디에 쓸 수 없다는 것을. 양파를 약 불에 오래 볶으면 카라멜라이징이 되는데 그런 양파는 여기저기 쓸 곳이 많다. 중요한 것은 약 불이다. 계속 하기 위해선 약한 게 중요 하다. 그래, 이제 볶아치지 않기로 했다. 다시 조금 이뤄내는 경험이 필요했고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고 모닝페이지를 더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 플랫폼을 열었다.  성과가 없다? no more 볶아치즘, 기능이 어렵다? no more 볶아치즘, 속도가 느리다? no more 볶아치즘.

볶아치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성공의 기억을 쌓아가야 한다. 아침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성취의 기억을 새겨야 한다.얼마 전에 지원서를 낼 일이 있었다. 거창한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무슨 말로 날 포장할까, 그렇게 썼는데 안 되면 어쩌나, 아예 시작하지 말까 고민하다가 ‘아니다, 일단 쓰고 고치자 가볍게’ 그렇게 써봤다. 그런 마음으로 움직이다보면 타지 않고 볶아쳐지지 않고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겠지

 

https://youtu.be/2aButdTp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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