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닝페이지를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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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닝페이지를 쓰는 이유

by onfriday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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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여둘톡이라는 팟캐스트였다. 좋아하는 두 작가가 나와서 차분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팟캐스트인데 거기서 모닝페이지를 소개받았다. ‘그걸 쓰면 나도 저렇게 말할 수 있게 되는걸까.‘ 싶어서 찾아봤다. 그리고 쏟아지는 간증글. ’창조력이 높아졌다, 하루가 풍족해졌다.’ 다들 어쩜 그리 만족을 하는지.
모닝페이지의 핵심은 기상 직후 방어기제가 발동되지 않는 틈을 타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단 것이다. 딱 듣기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 할 것 같은 일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창조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니 탐나는 인재상이라서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써보니 아침일기 쓰기와 줄글로 된 투두리스트다. 덥다, 춥다, 오늘 뭐 해야 한다. 어제는 뭘 했는데 뭐는 안했다. ... 대체 이게 무슨 효과가 있는지 의심하며 100일을 꼬박 채워냈다.
그리고
달리진 것은 없다. 다만 아침에 일어나게 되었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몇 분 일찍 일어날 계획을 세우다가 기왕 일어나는 거 화끈하게 1시간 먼저 일어나 아침운동까지하기로 했고 100일 동안 모닝페이지와 더불어 아침운동도 해낸 것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라서 일찍 피곤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운동을 하니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침부터 뭔가 해낸 것 같고, 그 뿌듯함이 다른 일거리를 찾게 만든다. 오랫동안 방치해둔 노트들을 써버리는 것도 좋다. 노트 한 권을 채울 때마다 작은 성취감이 든다.
그리고 언제든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아서 그런지 이전보다 차분해진 것 같기고 하다. 시도 때도 없이 가라앉는 사람에서 시와 때를 가려 가라앉는 사람이 되었다.
모닝페이지는 내 의지로 불러온 변화고, 내 의지로 시간을 구성하는 증표다.

https://youtu.be/5d-uwW8R-Rk?si=szhc80Looaw49O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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