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아지는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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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지는 흐름

by onfriday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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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무들을 자주 본다. 아침운동 시작하고 첫 가을이라서 그런지 나무들이 하루하루 물드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예전엔 봄에 꽃구경, 가을에 단풍구경 가는 일을 이해 못했었는데 올해는 구경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짧아진 가을에 단풍이 귀하게 다가오나보다.
가을, 사람들은 몇 해 전 '가을에 피는 꽃'이라는 대사에 위로를 받았다는데 너무 오래 피지 못한 나에겐 아무런 위로도 없었다. 언제부턴가 그런 위로들을 내 것으로 여기지 않게됐다. 꽃 피우고 싶었지만 해내지 못한 나는 꽃이 아니었다. 매일 나무들을 보면서 나는 나무가 되기로 한다. 꽃이 아니라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인삼밭의 행복한 고구마처럼 꽃밭의 나무였다고 믿자. 위로 쭉쭉 크거나 예쁜 꽃을 피워 눈길을 잡지는 못해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이테를 채우고 있는 나무다. 가지를 뻗는 나무다. 여러모로 탐이나는 성장방식이다. 키가 크는 것으로 최고가 될 수도 있고 가지를 뻗어 여러분야에 기웃될 수도 있다. 튼튼한 뿌리로 어느 분야에 우직하게 버텨낼 수도 있겠다. 나무처럼 크고 싶다.

성장은 계단식이라 어느 지점부턴 지지부진 하다는 말보단 나선형이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든다. 매번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지점에서 넘어진다. 작년의 고민과 올해의 고민은 같지만 아무튼 변한 것이 있을거라 믿는다. 내가 서 있는 길이 나선형이라서 같은 것만 보여 그렇지 사실은 진행방향대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설령 제자리 걸음이여도 어때. 제자리 걸음도 다리운동은 되니까 튼튼해진 다리로 늪조차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아직 습관처럼 흘러가는 결론은 아니다. 그래서 자주 반복하고 있다. 나쁘고 극단적인 결론에서 나무와 나선형으로 생각의 가지를 뻗을 수 있도록. 내 생각이 그렇게 흘러가도록

뭐든 더 나아지는 흐름을 타는 길이라고 생각하자.

 

https://youtu.be/pujUf79dW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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